뮤지컬 동아리 활동을 마치며

우리는 특별한 경험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얻는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당신이 얻은 것이 무엇이느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할 수 없듯이, 일상은 그저 자연스럽게 나의 일부로 녹아들 뿐 우리에게 어떤 것을 선물하지는 않는다.

뮤지컬 동아리 활동을 마치며
Photo credit: Damien Paeng

글을 쓴다는 건 항상 두려움이었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은 잘 표현되지 않았고, 결국 이상에 도달할 수 없음에 좌절하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는 했다.

반추해보면, 나의 렛미스타트 1년도, 특히 팀장으로 있었던 6개월도 그러했다. 공연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항상 도달하고 싶은 이상향이 있었고, 끝끝내 도달하지 못함에 좌절하고는 했다. 마지막 순간에는 너무 지치고 무기력해져,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도 좋으니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했었다.

그 좌절과 무기력은 연극과 함께 끝났지만, 이젠 지난 1년간 그 좌절과 무기력을 왜 견뎌야 했으며 결국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를 괴롭혔다.

우리는 특별한 경험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얻는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당신이 얻은 것이 무엇이느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할 수 없듯이, 일상은 그저 자연스럽게 나의 일부로 녹아들 뿐 우리에게 어떤 것을 선물하지는 않는다. 렛미스타트는 특별한 경험을 넘어선 나의 삶 그 자체였고, 그 시간들은 자연스럽게 지금의 나를 이루는,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무엇을 얻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뚜렷한 답을 할 수 없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지난 1년을 어떤 한 감정으로 요약하기는 힘들다. 모두의 시간이 그렇듯, 행복과 불행은 늘 겹쳐왔고, 그 속에서 웃고 울었다. 그 모든 순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함께 공연을 만든 사람들, 그 공연을 즐겨준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믿고 응원해준 사람들일 것이다. 이 글을 빌어 그 사람들 모두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응원을 그리고 사랑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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