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독서 결산

반 년간 18권의 책을 읽었다. 합쳐서 총 6,841쪽. 굿리즈 평균 평점은 4.07.

2024년 상반기 독서 결산
Photo credit: Damien Paeng

몇 권을 읽었나 따지는 것만큼 무용한 게 없지만, 독서를 직관적으로 정량화하는 데에는 그만한 게 또 없다. 그래서 적어보자면, 반 년간 18권의 책을 읽었다. 합쳐서 총 6,841쪽 - 이 역시도 무용한 숫자지만 - 이며, 완독하지 못한 책을 합치면 7,000쪽이 훌쩍 넘어갈 듯싶다. 굿리즈 평균 평점은 4.07.


다음은 그 18권의 목록이다. 완독한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다. <삼체> 시리즈와 <쿼런틴>은 아직 감상평을 적지 못했다.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무엇을 얻었나, 무엇이 기억에 남나, 어떻게 변했나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런 건 딱히 없었다. 근데 인생이란 게 그런 것 아닐까? 모든 순간에서 무언갈 얻어 갈 순 없지 않나. 이 책은 어떤 하나의 시공간, 어떤 하나의 인생으로의 초대이다. 본질적으로 <수학의 정석> 같은 종류의 책이 아닌 것. 거대한 슬픔 앞에서 가장 느리게 또 아름답게 시간을 흘려보낸 하나의 경험을 알게 된 것 정도. 그 경험들이 하나하나 기억에 남지 않더라도, 어떤 인생 하나가 내 삶에 머물렀다가 간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신의 위대한 질문
  3. 에로스의 종말
  4. 서사의 위기
  5.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혁오의 <Silverhair Express (장기하 Remix)>를 들었을 때부터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어떤 문장은 그 문장 하나를 읽기 위해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든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처럼.

    테드 창의 <숨>,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테드 창의 그것은 진보의 끝에 다다른 과학 기술이라는 창을 통해 실존, 선택 등 보다 철학적인 문제를 논하는 느낌이라면, 김초엽의 이 책은 발전된 과학 기술이 현대 사회의 모순을 비추는 플래시 라이트가 된 느낌.

    사랑은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 지구에 남는 이유는 단 한 사람으로 충분하다.
  6. 오래 준비해온 대답
  7.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8.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9. 왜 칸트인가
  10. 부분과 전체
  11. 컬트
  12.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13. 북유럽신화

    오딘, 토르, 로키 등을 주축으로 한 신들의 이야기. 흥미로운 점은 멸망, 즉 라그나로크의 예견을 끝으로 신화가 끝맺음 지어진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을 읽으며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화적 상상력은 항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인상적이었던 몇 구절을 남겨놓고자 한다.

    "원래 침묵을 지키는 이들은 실수를 잘하지 않는 법이다."

    (오딘은 한 쪽 눈을 포기해 지혜를 얻게 됐는데) "눈이 두 개 있을 때보다 더 멀리까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나는 복수를 하러, 혹은 보상을 받으러 여기에 온 겁니다."

    "그가 던지는 모욕에는 적당한 양의 진실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듣는 이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지금까지는 과거에 벌어진 일들,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얘기했다. 이제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끝나게 되고, 어떻게 다시 시작될 것인지 얘기할 것이다."
  14. 태어난 게 범죄
  15. 삼체
  16. 삼체: 암흑의 숲
  17. 삼체: 사신의 영생
  18. 쿼런틴

가장 읽고 싶은 책 세 권은 <황금가지>, <수학에 관해 생각하기>, <도미니언>이다. 입사한 이후로 책 읽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 하반기 안에 다 읽을 수 있을지, 읽기 시작은 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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