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스트리트>

결국은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은 오히려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 그 대상이 가진 결핍이 우리를 빠져들게 만들 때도 있고, 결여된 부분을 채우고도 남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도 하다. 그런 걸 다 떠나서, 그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평범한 것들 역시도 존재한다.

<싱 스트리트>
<싱 스트리트> 中

"사랑스러운 범작. 사내 아이들에게 록밴드란." 이동진 평론가의 평이다. 나는 이 코멘트를 "사랑스러운 범작"이 아니라 "이토록 사랑스러운 범작"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바꿔 말하자면, 나에게 <싱 스트리트>는 그토록 사랑스러운 영화라는 것이다.

<싱 스트리트>에 별점 4.5, 5.0을 주는 것은 과분한 일이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좋지만 반짝이는 무언가, 가령 <버드맨>이나 <레버넌트>가 보여주는 도전적인 원테이크씬이나 원쇼트씬, <위플래쉬>에서의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 <그녀>가 가진 깊은 주제의식 등이 없다. 그냥 무난하게 좋은 느낌.

그렇지만 나는 내가 별점 5.0을 아깝지 않게 주는 앞의 모든 영화를 제치고, 무인도에 떨어지게 된다면 들고 갈 영화로 바로 이 <싱 스트리트>를 꼽는다.

나는 왜 이 영화를 사랑하는가? 어떤 특별한 것이 있길래 이 영화를 유독 좋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