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스트리트>

결국은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은 오히려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 그 대상이 가진 결핍이 우리를 빠져들게 만들 때도 있고, 결여된 부분을 채우고도 남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도 하다. 그런 걸 다 떠나서, 그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평범한 것들 역시도 존재한다.

<싱 스트리트>
<싱 스트리트> 中

"사랑스러운 범작. 사내 아이들에게 록밴드란." 이동진 평론가의 평이다. 나는 이 코멘트를 "사랑스러운 범작"이 아니라 "이토록 사랑스러운 범작"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바꿔 말하자면, 나에게 <싱 스트리트>는 그토록 사랑스러운 영화라는 것이다.

<싱 스트리트>에 별점 4.5, 5.0을 주는 것은 과분한 일이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좋지만 반짝이는 무언가, 가령 <버드맨>이나 <레버넌트>가 보여주는 도전적인 원테이크씬이나 원쇼트씬, <위플래쉬>에서의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 <그녀>가 가진 깊은 주제의식 등이 없다. 그냥 무난하게 좋은 느낌.

그렇지만 나는 내가 별점 5.0을 아깝지 않게 주는 앞의 모든 영화를 제치고, 무인도에 떨어지게 된다면 들고 갈 영화로 바로 이 <싱 스트리트>를 꼽는다.

나는 왜 이 영화를 사랑하는가? 어떤 특별한 것이 있길래 이 영화를 유독 좋아하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딱 떨어지는 답은 찾지 못했다. 상기한 대로 압도적이고 독보적인 무언가를 지니고 있는 영화는 아니다. 결점도 더러 있다. 그러나 생동하고 혈기 있는 인물들, 존 카니가 음악 영화를 기깔나게 연출해낸다는 걸 보여주는 몇몇 씬,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브릿팝, 다소 평이할지언정 기탄없는 플롯 등은 분명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특별한 무언가이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씬인 <Up> 씬은 노래, 가사, 연출이 어우러져 2분 40초가량을 황홀경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가슴을 뛰게 하는 마지막 장면과 노래는 깊은 여운을 준다.

결국은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은 오히려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 그 대상이 가진 결핍이 우리를 빠져들게 만들 때도 있고, 결여된 부분을 채우고도 남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도 하다. 그런 걸 다 떠나서, 그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평범한 것들 역시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인생도 영화와,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 완벽한 삶이 아니더라도 결국 내가 사랑하고 또 사랑받았다면 행복한, 또 성공한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서야 내가 왜 이동진 평론가의 코멘트를 그냥 "사랑스러운 범작"이 아니라 "이토록 사랑스러운 범작"으로 기억했는지 알 것 같다. 그 자체로도 사랑스러운 이 영화가 범작이라는 걸 인지하는 순간 오는, 우리의 삶이 조금은 평범해도 된다는 위안이 그토록이나 이 영화를 사랑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는 요즘이다. 요즘 베스트셀러 제목 같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둥의 허울뿐인 말에 취해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완벽과 성공에 대한 집착과 갈망이 커질 때 어떤 방향이 옳은 방향인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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