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인간을 움직이는 건 이성만이 아니다.

설득
Photo credit: Damien Paeng

오랜 시간, 진리는 나의 빛(Veritas Lux Mea)이오, 진리가 나를[너희를] 자유케 하리라(Veritas Me[Vos] Liberabit) 믿어왔다. 그리고 그 믿음은 여전히 나의 금과옥조다. 하지만 모든 가치가 진리와 이성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며, 하물며 사람을 설득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에는 그것이 크게 소용없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칸트의 철학은 크게 진리(眞), 선함(善), 그리고 아름다움(美)이라는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 유명한 3비판서가 각각 그것을 탐구하는데, <순수이성비판>은 참된 지식의 조건과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방식을 다루며, <실천이성비판>은 선과 악의 분별, 즉 무엇을 행해야 하는지의 문제를 연구한다. 마지막으로 <판단력비판>은 아름다움, 숭고함 등 심미적 판단의 문제를 다룬다. 이 세 가지 차원은 서로 맞닿아 있으며, 동시에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가치를 판단하고, 또 그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