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그 어떤 가능했던 세계 중 하필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와 전언.

<라라랜드>
<라라랜드> 中

2017년 2월 26일, <라라랜드>의 첫 신을 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하나의 쇼트로 이어지는, 라라랜드(La La Land), 곧 몽상의 세계로의 초대. 5분 남짓한 시간 만에 이 영화에 매료된 나는 <Another Day of Sun>이 끝났을 때 하마터면 박수를 칠 뻔했다.

그 후로 나는 영화관에서만 네 번 더, 그리고 집에서나 모바일 기기로는 열 번이 넘게 이 영화를 감상했다.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쉬>를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 재개봉할 때까지 3년 반을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십수 번, 또는 수십 번을 관람해온 꼬박 6년 반의 세월 동안 이 영화에 관해 제대로 된 감상평을 적지 못했다. 이 컷 다음에 이어지는 컷이 무언지 이미 알고, 대사와 가사를 외워 자막을 끄고 볼 정도로 돌려보았어도, 볼 때마다 황홀함이 덮쳐와 도대체 무엇이 좋았나 도저히 발라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비로소 내가 이 영화에서 발견했던 아름다움을 글로 풀어낼 단초를 얻게 되어, 드디어 감상평을 쓰게 되었다.


이 영화는 결국, 도달할 수 있었으나 끝내 그들의 것이 되지 못한 어떤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달려가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