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론>

이 책의 내용은 '인간론'에 더 가깝다. 모든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며 심지어는 유아적이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길 원하고,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며, '자신'의 말과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론>
Photo credit: https://www.nytimes.com/2012/10/14/nyregion/the-carnegies-who-followed-andrew.html

숱한 사람들로부터 숱한 추천을 받은 책. 읽어야지 생각만 한 게 6년, 이제야 다 읽었다.

원제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를 <인간관계론>으로 번역한 건 이른바 '초월 번역'이라 불리기 손색없다. 다만, 이 책의 내용은 '인간론'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해 아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한 선결 요건이기 때문일지도.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몰랐거나 잊었거나 부정해 온, 인간이란 존재의 진상을 만난다. 모든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며 심지어는 유아적이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길 원하고,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며, '자신'의 말과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관계의 해답은 어떻게 상대방을 중요한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을 전달할지, 어떻게 상대방의 문제를 해결해 줄지, 어떻게 상대방의 말과 생각을 인정해 줄지에 놓여 있다.

저자가 말하는 '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 '사람들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등은 모두 이런 맥락과 상응한다. (아래에 저자가 제시하는 모든 방법과 지침을 옮겨 두었다.)

그리고 그 방법들의 근간에는 항상 '경청'이 있다. 경청은 금연 같다. 가만있어도 성공하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도전.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이 도전이 어떻게 인간관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또 근본적인 무기가 되는 걸까? 그 본질적 이유를 찾고 싶었다. 책을 읽고 또 실천하면서 계속 고민해 보았다.


사람이 얘기하는 모든 것은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다. 소재는 타인일지언정, 모든 말은 화자의 세상을 반영한다. 심지어 인용마저도. 그렇게 말에는 화자의 화두, 관심사, 화자가 처한 상황, 화자를 둘러싼 이해관계 등이 담긴다.

그렇기에, 잘 들을수록 화자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그 정보들은 "어떻게 상대방이 중요한 존재라는 걸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상대방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상대방의 말과 생각을 인정해 줄 수 있을까" 등의 질문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우리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를 얻는다. 나를 중요하게 여기고, 내 문제를 해결해 주고, 내 말과 생각을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 줄 것은 호감뿐이다.


경청을 필두로 한 <인간관계론>의 여러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며칠 전 피아노 학원 수강을 취소할 때였다. 레슨 횟수도, 수강 기간도 절반을 넘지 않은 상태. 따라서 학원비의 남은 절반을 환불받을 수 있어야 했다. 근데 선생님은 원래 1개월 수강이 아니라 4주 수강인데 당신께서 수강 기간을 넉넉히 넣어주는 것이라며, 취소를 요청한 날이 열닷새째기 때문에 환불해 줄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셨다.

<인간관계론>을 읽기 전의 나였다면 수강 기간이 4주가 아닌 1개월인 근거를 대며 - 무수히 많았다 - 따지려 들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문자 하나를 받을 때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쳤다. 하지만 "데일 카네기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문하며 선생님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가 보았다. 어느 순간 선생님께서 먼저 환불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고, 대화의 끝에는 이번에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했다, 또 뵙자는 말씀까지 남겨주셨다.

물론 아직도 저자의 방법이 좋은 문제 해결 방법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경청과 존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관계도 점이 아니라 선의 영역인 것 같다. 작고 빠른 시도, 그에 따른 성공과 실패,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아나가는 것.

저자는 강요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한다. 그건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일 테다. 나도 내 마음에 무언가를 강요할 수 없다. 이 방법이 정말 내게 이롭다는 걸 믿을 수 있게 될 때까지 그저 시도해 볼 따름이다.


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

  1.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말라.
  2.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라.
  3. 다른 사람에게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

  1.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2. 웃어라.
  3. 상대방의 이름은 그에게 있어서 모든 말 중에서 가장 달콤하고 중요한 말로 들린다는 점을 명심하라.
  4.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라.
  5.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라.
  6.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라.

사람들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1. 논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2.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라. 절대로 그 사람이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3. 당신이 틀렸다면 빨리, 분명히 인정하라.
  4. 우호적으로 시작하라.
  5.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네, 네'라고 말하게 하라.
  6. 다른 사람이 말을 많이 하도록 만들어라.
  7.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 냈다고 여기도록 만들어라.
  8.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려 애써라.
  9.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욕망에 공감하라.
  10. 고상한 동기에 호소하라.
  11. 당신의 생각을 극화하라.
  12.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켜라.

기분 상하게 하거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사람을 바꾸는 9가지 방법

  1. 칭찬과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로 대화를 시작하라.
  2. 사람들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라.
  3.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실수부터 이야기하라.
  4. 직접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질문을 하라.
  5. 다른 사람의 체면을 세워 주어라.
  6. 약간의 발전만 있어도 칭찬하고, 발전이 있을 때마다 칭찬하라.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을 아끼지 말라."
  7. 기꺼이 부응할 만한 평판을 부여하라.
  8. 격려하라. 고쳐 주고 싶은 잘못은 고치기 쉬운 잘못처럼 보이게 하라. 다른 사람이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은 쉬운 일처럼 보이게 만들어라.
  9. 당신이 제안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 즐겁게 행하도록 만들어라.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7가지 비결

  1. 잔소리하지 마라.
  2. 배우자를 바꾸려 들지 마라.
  3. 비판하지 마라.
  4. 진심으로 칭찬해 주어라.
  5. 작은 관심을 보여라.
  6. 예의를 차려라.
  7. 결혼의 성적 측면에 관한 좋은 책을 읽어라.


이 글이 좋았다면 커피 한 잔 값으로 그 마음을 표현해 주세요.
작은 격려가 다음 글을 쓰는 이유가 되어 줍니다.
후원은 블로그 운영비를 제외하고 전액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됩니다.

커피 한 잔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