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경>

날끝을 뜨겁게 데운 송곳 같은 음악. 그 송곳에 찔린 유리가 토해내는, 녹아 흐르거나 비산되는 결정들.

<불구경>
Photo credit: Damien Paeng

요즘 '쇳소리'가 유행이다. 밴드신에서는 실리카겔이 '쇠질'의 대표주자고, 보다 대중적으로는 에스파가 떠오른다.

쏜애플의 그것은 쇳소리지만 조금 더 섬세하다. 그들의 음악은 날끝을 뜨겁게 데운 송곳 같다. 그 송곳에 찔린 유리가 토해내는, 녹아 흐르거나 비산되는 결정들이 귀를 울린다. 밴드의 이름(Thorn Apple)이 잘 녹아든 음악이라고 평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