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무조건적 공감 또는 무조건적 해결책 제시가 아닌, 우리가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과, 각자가 어떻게 이 찝찝한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지가 공유되어 대화가 아주 뜻깊었다.
돌아오는 목요일에 어떤 자리에 나가서 최근에 어떻게 지냈나 공유해야 할지도 모르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일주일간 무얼 했나 돌이켜 봤는데, 퍽 재미있는 일이 많아 글로도 남겨본다.
가장 먼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것부터. 2년 만에 단식을 하고 있다. 어제 12시 45분에 점심 식사를 마쳤으니, 지금 벌써 34시간이 지났다. 48시간을 목표로 하긴 했는데, 여의치 않으면 내일 일어나자마자 보식을 시작할 예정이다. 2년 전에 단식을 했을 때, 보식으로 처음 아몬드를 먹었을 때의 그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몬드가 이렇게 맛있었나?" 생각하게 되는, 정말 태곳적으로 몸의 감각이 돌아간 것 같은 기분. 사실 24시간 넘게 단식을 한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과라 "내가 굳이 왜 더 버티고 있지, 슬슬 그만둘까" 생각을 하다가도, 그때의 그 맛을 다시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금 더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