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감각적 전통에 관한 회의와 서사적 전통에 관한 회의의 직조물
<헤어질 결심>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각적 전통에 관한 회의와 서사적 전통에 관한 회의의 직조물이다.
예술과 관련된 학문에서 가장 주되게 가르치는 장르는 다름이 아닌 그림과 음악이다. 그 이유는 우리의 감각 중 가장 신뢰할 만한 감각이 바로 그 두 감각이기 때문이다. 후각은 쉽게 무뎌지고, 촉각과 미각만으로는 닿을 수 없고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그러나 박찬욱은 형형하게 뜬 눈으로도, 그리고 주고받는 대화로도 여전히 상대방을 알 수 없다는 심장한 사실을 영화에 담아낸다.